ISSUE_기후위기


기후위기 해법, 기후정의냐 녹색전환이냐

2022-04-20

충북지속협· 풀꿈재단· 청주충북환경련 제안으로 충북녹색전환포럼 발족
녹색전환의 기반인 한국판 뉴딜과 탄소중립법...기후위기 대응될지 의문
충북기후행동, "녹색전환이 아니라 정의로운 전환과 기후정의 필요"

 

14일 열린 충북녹색전환포럼 발족식 /사진=충북녹색전환포럼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연대기구가 결성됐다. 탄소중립·녹색전환을 표방한 충북녹색전환포럼(이하 충북녹색포럼)이다. 지난 14일 발족 기자회견을 연 충북녹색포럼은 충북지속가능협의회, 풀꿈환경재단,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의 제안으로 꾸려져 전문가, 환경단체 활동가, 관계 기관장 등 112명이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기구의 출범을 두고 지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북녹색포럼이 표방하는 녹색전환 담론이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을 지, 회의적인 시각 때문이다. 이미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이하 충북기후행동)이 연대체로서 지역에서 활발히 기후정의 운동을 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목소리에 무게를 더한다.

전국 300여 개 단체와 개인이 모여 만든 연대체인 기후위기비상행동은 2019년 기후위기 대응을 목적으로 출범했다. 충북 지역에서도 20여 개 노동·시민사회단체, 정당이 모여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충북기후행동)구성해 탄소배출 제로, 기후정의, 체제 전환이라는 기조 아래 SK하이닉스 LNG 발전소 설립  대응 활동 등 기후위기 대응 운동을 펼치고 있다. 


충북녹색포럼의 '녹색전환', 탄소중립 이룰 수 있을까

이 같은 충북기후행동과 새로 출범한 충북녹색포럼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충북녹색포럼 실무위원인 박광수 활동가는 "충북기후행동이 순수 민간단체인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구성돼 기후위기에 따른 활동을 펼친다면, 충북녹색포럼은 전문가들과 시민활동가들이 모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 발굴 및 제안 활동을 펼친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또 "도민들의 동의 과정을 거쳐 민선 8기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제대로 수행될 수 있도록 이행을 점검하고 촉진하는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활동가는 "기후위기 대응은 제도를 바꾸고 만들어가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 정부가 일을 제대로 하도록 협력하고, 제대로 못 하면 이행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14일 열린 충북녹색전환포럼 발족식 /사진=충북녹색전환포럼



충북기후행동 등에서 활동해 온 활동가들은 충북녹색포럼 출범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충북녹색포럼이 표방하는 '녹색전환' 담론이 저탄소 순환경제, 녹색산업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 관련 산업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 녹색전환 담론은 2020년 7월 문재인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정책’과 2021년 9월 제정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하 탄소중립기본법)’에 기반을 두고 있다. 

기후위기운동 단체들은 정부의 이러한 정책 기조에 대해 우려와 규탄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내고 있다. 2020년 7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이 발표됐을 당시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는 "온실가스 감축보다 산업 육성이 강조된 계획"이라고 비판했고,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시스템의 근본적인 전환이 아닌 친환경 사업들의 육성책만 나열돼 있다’는 비판 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 

2020년 11월 제55회 국무회의에서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활용해 청와대가 만든 카드뉴스 /사진=청와대



탄소중립기본법 역시 마찬가지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생태보전 토건개발 기본법’ 만큼이나 모순되는 법"이라며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담론을) 실패한 녹색성장으로 끌어들여 기후위기 대응의 발목을 잡는 꼴"이라며 "성장과 이윤을 우선으로 두었던 기존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후정의동맹(준)의 김선철 활동가도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이 양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법으로는 기후위기를 대응할 수 없다"고 전했다.

충북기후행동 송상호 공동대표는 "녹색전환이라는 담론 자체가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하는 것을 봤을 때, 정의로운 전환보다는 녹색성장에 맞춰서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충북녹색포럼 박광수 활동가는 "녹색전환과 녹색성장은 구분돼야 한다"며 "충북녹색포럼은 탄소중립기본법에 기초해 탄소중립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방정부 정책 추동과 조례 제정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충북녹색포럼은 발족 기념으로 환경부 장관을 지낸 조명래 더불어민주당 기후위기·탄소중립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을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조명래 전 장관은 그린뉴딜이 녹색전환을 작동할 지렛대가 될 것이라며, 그린뉴딜을 강조해 온 인물이다. 또한 하이닉스 LNG발전소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려 지역 환경단체들의 비판을 받았다.

충북녹색포럼은 지방선거에 맞춰 시민과 전문가들에게 녹색전환에 관련한 정책 과제를 모으고 있다. 모인 의견은 이번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에게 제안될 계획이다. 또한 도민 청원 등의 형태로 공감대를 확산해나갈 예정임을 밝혔다. 녹색전환이 탄소중립 실현으로 가는 길인지 실패한 녹색성장을 답습할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